Life Hacks (생활 꿀팁)

뮤지컬 위키드, 판타지 속에 비친 정치의 그림자

Addic Life 2025. 10. 12. 14:59

어제 뮤지컬 **위키드(Wicked)**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저는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단순히 화려한 무대와 노래를 즐기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공연을 보고 나니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적 보았던 오즈의 마법사와 이어져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이야기가 지금의 정치 현실과도 닮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와의 연결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서쪽마녀가 단순히 악역으로 등장합니다. 도로시는 정의로운 주인공이고, 마녀는 물리쳐야 할 대상으로만 그려졌습니다. 하지만 위키드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뒤집힙니다.

초록 피부를 가진 소녀 엘파바는 태어날 때부터 차별을 받지만 사실 정의감이 강하고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물입니다. 그러나 권력자와 언론, 그리고 대중의 두려움이 합쳐져 그녀를 “악한 마녀”로 몰아갑니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던 악역은 억울한 희생양이었던 것이지요. 이 설정만으로도 관객은 “선과 악은 과연 누가 규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마법사의 선동과 이미지 정치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오즈의 마법사였습니다. 그는 위대한 존재로 불리지만 사실 평범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그의 진짜 능력은 마법이 아니라 이미지 조작과 선동이었습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언론을 활용해 대중을 속이고, 자신을 위대한 존재처럼 포장했던 것이지요.

이 모습은 오늘날의 정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능력보다는 말솜씨와 연출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시대, 대중은 화려한 이미지에 쉽게 끌려가고 진실은 뒤로 밀려나는 풍경. 결국 무대 위 마법사의 모습은 지금의 ‘이미지 정치’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악의 탄생’과 프레임 조작

엘파바가 ‘악한 마녀’로 낙인찍히는 과정은 정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프레임 조작의 전형이었습니다. 그녀는 본질적으로 악하지 않았지만, 권력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녀를 위험한 존재로 몰아갔습니다. 언론은 이를 확대 재생산했고, 대중은 그대로 믿어버렸습니다.

현실의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인물이 무조건 악인으로 규정되고, 그의 행동은 모두 부정적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의도나 진심은 무시된 채 ‘악역’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이지요. 위키드가 보여준 과정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 사회의 권력 구조를 은유한 듯 보였습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

공연을 보며 제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는 얼마나 쉽게 프레임에 휘둘리고 있는가?” 언론이 말하는 악, 권력이 규정하는 정의가 과연 진실일까요? 혹은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일까요?

위키드는 단순히 화려한 뮤지컬이 아니라, 비판적 시선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단일한 얼굴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누가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지, 그 뒤에는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결론: 판타지가 던지는 현실의 질문

뮤지컬 위키드는 공연장을 나온 뒤에도 많은 생각을 남겼습니다. 판타지 속 서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악은 스스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언론, 그리고 대중의 두려움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사실.

앞으로 정치인의 연설이나 뉴스 속 사건을 볼 때마다 저는 이 뮤지컬이 던진 질문을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이야기가 진실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연출한 허상일 뿐일까?”